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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지킴이, 국가트라우마센터입니다.

심리적 반응 및 대처방법

Q&A

Q1. 사별 후 심리적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심리적 반응을 보이나요?

A1. 전문가들의 조사에 의하면,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고인을 생각나게 하는 것들에 대한 지나친 집중
  • 죽은 사람에 대한 강한 그리움과 갈망
  •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힘듦
  • 죽음과 관련된 사건에 관한 분노
  • 일상에 대한 무감각 혹은 무심함
  • 일상적인 생활을 해나가는데 문제가 있음
  • 사회 활동을 멀리함
  • 다른 사람들을 믿지 못함
  • 삶에 어떠한 의미나 목적도 없다고 느낌
  • 고인의 목소리가 들리거나 고인이 내 앞에 서있는 것을 봄

위와 같은 반응은 사별 후 심리적 어려움을 크게 겪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서는 사별 후 일반적인 심리적 적응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런 반응들이 사라집니다. 학계에서는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위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복잡성 애도(Complicated grief)’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Q2. 사별을 경험한 사람 중에서 얼마만큼의 사람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나요?

A2. 서구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사별을 경험한 사람들 중 5% 정도가 복잡성 애도 등의 사별 후 심리적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울증 등의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약 20% 수준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2천여 명을 대상으로 2014년에 처음 복잡성 애도 유병률 연구가 시행되었는데 5% 수준인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Q3. 흔히 알려져 있는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복잡성 애도 등의 사별 후 심리적 어려움은 다른가요?

A3. 우울증상은 그 원인이 불명확한데 반해, 복잡성 애도는 모든 증상이 고인 혹은 죽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죽음과 관련된 기억을 피하는 것이 주요 증상인데 반해, 복잡성 애도는 고인이나 죽음과 관련된 기억에서 오히려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인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근의 뇌 사진 연구 등에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복잡성 애도는 다른 반응 형태를 띠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잡성 애도를 가진 사람에게서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많이 발견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복잡성 애도를 갖고 있다고 해서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정신치료나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4. 자녀의 죽음의 경우에도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을까요?

A4. 자녀의 죽음은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심리적 고통 중에 가장 큰 것일 것입니다. 상실의 감정을 극복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자녀가 없는 새 삶에 적응하는 것도 힘듭니다.

자녀의 죽음을 겪은 부모는 일반적으로 "왜 그것을 막지 못했을까?"혹은 때때로 "왜 내 아이가 그렇게 무모하고 부주의했을까?"와 같은 어려운 질문과 씨름합니다.

자녀의 죽음을 경험한 부부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도 있지만, 서로를 비난할 수도 있고 서로를 피하고 싶어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부부 관계에 스트레스를 초래하여 상실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심리적 적응의 과정이 좀 더 길어지고 힘들어질 수 있지만, 효과적인 치료 과정을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Q5. 주변에 상실의 경험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A5. 사별한 분께 가장 중요한 도움은 옆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을 꾸준히 알게끔 해주는 것입니다. 친구 분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힘들어하실 때에는 사별 후 심리적 적응에 관해 배우고 함께 치료에 나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산 사람은 살아야지."등의 조언은 절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무엇이 도움이 될지 당사자에게 묻고 당사자가 원하는 바를 간접적으로 돕는 일이 심리적 적응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별을 경험하신 분들은, 고인이 평소 맡아서 하시던 일을 처리하지 못하실 때가 있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여성분들의 경우 재정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하는 데서 낭패감을 겪고 심리적 적응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남성분들의 경우 집안일이나 육아의 문제를 잘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심리적 적응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일을 조용히 도와드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문가들께서도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덤벼드는 일을 삼가야 됩니다. 일단 사별 후 심리적 적응 과정에 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당사자가 필요로 하지 않는 도움은 오히려 적응에 방해가 됩니다. 상실을 겪으신 분께서 전문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실 때까지 사별 후 심리적 적응 과정에 관해 천천히 설명해드리는 일이 우선입니다.